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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사진/백패킹

비박 / 기우산(祈雨山 869.9m)~조양산(朝陽山 620m) 2부..2018.03.01

 

비박 / 기우산(祈雨山 869.9m)~조양산(朝陽山 620m)

<2부>

 

조양산 언저리 주변 비박할만한 장소 찾아보면서 내려온 곳이 날머리 300여미터 전 잣나무 숲까지 하산했습니다.

성불사 바로 위쪽 지점이며 주변엔 잘 정돈된 고씨 종중 묘 약 30여기가 있습니다.

조양산을 찾게된 이유는 정선읍내 야경 촬영이 목적였는데 강풍이 불어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비박지를 찾으려 너무 많이 내려와 힘든 산행으로 피곤해진 다리를 이끌고 다시 정상까지 1.4kg 카메라 삼각대들고 가고 싶지 않고요..

 

 

 

 

 

 

 

망자 옆에서 하루 밤 자는 건 아무래도 좀 거시기하겠지만 한 두번이 경험이 아닌지라..

일반인들은 미친넘으로 생각도 하겠지만 묘지주변 처럼 가장 평탄한 장소는 별로 없습니다.

인근에 체육공원 용도로 설치된 데크는 있으나 면적이 작아  테크에 붙여 땅바닦에 텐트를 펼쳤습니다.

이번 산행에 동참한 텐트는 엘도라도 보다는 가벼운 국산 무명 텐트('산들로'텐트)를 참여시켰고요..

아침 텐트를 정리하고 떠날때까지 사람도 동물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넘 추워서 그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이 대보름이라 달빛이 휘황합니다.

텐트 안에서 자다가 밖이 너무 밝아서 가로등이 켜진 줄 알았습니다.

 

밤새 세찬바람에 후달렸던 대보름 밤였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합니다.

밤 중에 구천을 떠도는 망자가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피곤해서 망자와 대화는 없었던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잠자리였습니다.

 

 

 

 

데크 위에 카메라를 놓고 릴리즈로 내 모습 한 장 남겨봅니다.

09:30분 경부터 힘있고 카랑카랑한 염불소리가 들려와 하산길 200미터 지점에 있는 성불사에 들려봤습니다.

녹음한 염불인 줄 알았는데 성불사 주지 성오스님께서 성불사를 찾아 온 불자를 위해 대보름 독경하고 계십니다.

현 81세인 성오스님은 경기도 이천 태생으로 6살 나이에 불가에 입문하여 충남 수덕사에서 도량을 쌓다가  

이곳 성불사에 온 지는 40여년이 된 유명한 스님이라고 하네요..

법당에 들려 시주도 하고 소원도 빌고..

 

다시 터미널로 왔습니다.

정선터미널은 인터넷예매를 하지 않고 기다렸다 탑승해야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곳 주민 '김석만'님의 도움으로 정선장터에 도착했습니다.

시기적으로 정선5일장(2,7일)은 아직이고 4월이 되어야 시골장터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동강이 얼어있어 4월이 되어야 나룻배를 탈 수 있습니다.

 

 

각박함과 거리가 먼 여유로움을 사는 정선분들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네요..

터미널 사무실에 잠시 맡겨주었던 배낭을 찾아 13:30분 버스를 타고 동서울에 도착하니 정신없는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나홀로 비박도 나름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도 자유스러움 입니다.

모르는 사람들로 부터 친근해질 수 있고 편하게 말을 건네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이

나홀로 비박이겠죠.

교통편을 잘 안내해 준 정선터미널 매표직원분, 산행들머리 방향을 잘 설명해주신 시내버스 기사분,

정선오일장까지 승용차로 태워주고 정선소금강을 추천해주신 김석만님, 우암사 주지스님, 성불사 지킴이 내외분들..

고마웠습니다.

김석만님 정선 갈 때 연락드리겠습니다.

출처 : 개척인의 쉼터 (어이 친구야~ 막걸리 한 병 들고 산에나 가자)
글쓴이 : 촌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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