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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련 자료

가끔 들리는 텃밭의 농작물

텃밭과 인연이 된 지도  많은 세월이 지났다.  농사를 지어 보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만 구입한 농지를 그냥 놀려 놓기도 그래서 삽, 괭이, 낫 등등 몇 가지 농기구 등을 구입하고 토지 일부 30여 평에 감자를 심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잘 자라고 있는지 몇 번 다녀갔고.. 장마 끝나고 마누라와 같이 수확하러 가봤지만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감자를 재물로 텃밭 전입 신고식을 대신하였고 지금까지 감자는 심지 않았다. 

 

토지 구입 당시엔 토지거래허가제 때문 절차상 어려웠지만 해가 지날수록 땅 투기 열기는 식어 지금은 토지 거래도 없고 시세도 변함없이 그대로인 것 같다.  살 때 생각은 어느 정도 오르면 처분할 생각으로 팔기 쉬운 도로변 농지 선택했고 바로 옆 농수로도 있어 경작하더라도 물 없는 고민은  해결되고 나중 정년퇴직 후 소일거리 텃밭으로 좋을 거라 생각도 했었다. 

 

농부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경작 면적도 점점 넓혀짐에 따라 나도 모르게 폼만 농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점점 농사의 흥미도 없어지고 땀 흘리는 것도 지쳐 갈 즈음 '8년 자경감면 취득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텃밭 대부분 면적에 4년생 소나무 250그루를 식재&판매로 방향을 바꾸었다. 

 

처음엔 예술 작품이 되도록 나무 가지를 휘고 비틀어 장애나무가 되기를 바라면서 전지가위로 모양을 내어 다듬기도 하고  많은 노력은 했으나 소나무 값은 똥값이 되는 바람에 가꾸는 의욕도 상실되었고...  50여 그루 판매하였지만 애정&관리 부실 등으로 50여 그루 이상이 사망했다. 잔존 소나무들은 해가 지날수록 크기가 커져 맨 손으로 분 떠서 파내는 것도 불가능해서 그냥 방치한 상태로 너네들 알아서 크라고 놔두었지만 잘도 커버렸다. 맘에 안 든 녀석을 골라 솎아주어야 하는데 어떤 녀석을 골라야 할지 선 듯 결정하기도 어려웠다. 이젠 한 여름 뜨거운 땡볕이 내리쬘 땐 그늘이 필요해 소나무 밑으로 간이 의자를 들고 다가간다.  고마운 소나무들이다.

 

정년퇴직 후 3년은 넘 바쁘게 지냈다. '백수가 과로사한다'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바쁜 시간도 지나가고 소확행의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다시 그동안 등한시했던 손바닥 만한 텃밭을 찾아 땀을 흘리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15년 이상 텃밭을 제대로 가꾸었다면 작물 재배 능력은 농부 반열에 도달했을 텐데 아직도 '폼만농부'다.

그러나 나름 무농약 경작을 추구하다 보니 진딧물 사멸을 위해 극히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것 이외 뿌리지 않는다.

7년 전 영중농협자재매장에서 구입했던 팡**에스 농약은 몇 번 안 쓰고 남았는데 얼마 전 6월경 어금니동부콩 잎줄기 홈을 따라 시커먼 진딧물 집단들이 일렬종대로 빨대를 꽂고 있는 것을 보고 농약 희석하여 단 한 번 살포하고 사흘 후 들러 확인해보니 괴멸되었다. 

 

제초제로 잡초 제거를 하지 않지만 예초기를 이용해서 밭 전체 잡초를 갈아버리지도 않는다. 내가 다니는 길 정도만 깎고 나머지는 시간 나면 부분적으로 나누어 깎는 편이다.  잡초가 많으면 작물에 진딧물이 덜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예초기로 잡초를 제거하면서 알았던 경험이다. 대규모 전업농이 아닌 소규모 텃밭이면서 무농약 자가소비를 목적이라면 한 번쯤 이런 방법을 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동부콩에 붙었던 통통하고 시커먼 진딧물들이 좋아하는 잡초는 돼지풀 등을 좋아한다. 잡초를 깔끔하게 제거 해버리면 개미들이 진딧물들을 작물로 택배 한다. 개미들은 어떤 진딧물이 어떤 작물을 좋아하는 지 아는 것 같다.

 

텃밭엔 잡초가 가득하다. 다 이름이 있는 식생들인데 경작 대상이 아니라서 잡초 취급받지만 나름 생존하고 종족번식을 이어 나가기 위해 생식 성장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간다.  텃밭 구입 후 초창기 초여름 어느 날 동네 농부의 조언으로 보안경, 마스크 쓰고 중무장하고 제초제 뿌려봤지만 일주일 지나 보니 도로 그 모양이었다.  이후 텃밭에 제초제 뿌리는 일은 하지 않았고 다음 날 농기구 판매점에 들러 가장 좋은 H사 4 행정 예초기를 구입, 15년 이상 농기구 수리점에 간 일도 없고 꾀병 부리지 않고 잡초 잘 쳐주고 있지만 요즘 나오는 예초기는 매우 가벼워 지금껏 내 말 잘 듣는 이넘 예초기가 은근히 고장.사망 나기를 바라는데도 아주 장수할 것 같다. 무겁지만 오랜 세월 동안 정들어 버린 10kg 예초기를 계속 짊어져야 한다. 

 

예초기로 풀을 깎고, 깎인 풀은 썩어 퇴비로 변하므로 인해 텃밭 토양에 제초제, 살충제, 화학 비료 등을 뿌리지 않으니 지렁이가 많아지고, 한때는 두더지가 많았었는데 들고양이가 텃밭을 접수한 이후부터는 두더지 급감, 집쥐는 다른 동네로 이사 간 것 같고, 간혹 눈에 띄었던 뱀도 안 보인다. 냥이에게 텃밭 순찰을 부탁하기 위해 가끔은 먹다 버릴 생선들을 챙겨 텃밭에 놔주고 오기도 한다.

 

.................................................. 아래 사진들은 7월 중순경 담은 것입니다.

1~2주 간격으로 3곳에 파종한 옥수수, 4/18일 첫 파종
내 눈에 띈 노린재의 30%는 짝짓기하는중. 노린재는 크레솔액 냄새를 싫어해 크레솔액 1천배 희석해서 이랑에 뿌렸더니 옆 동네로 이사 간 것 같다.  약간의 효과는 있어 보인다.
올해 첨 난각칼슘액비를 만들어 오이, 토마토, 고추, 대파 등등 분무 해주었더니 잘 자란다. 작물들이 진딧물도 덜 타고 잘 자라는 것 같다. 작물은 주인 정성에 큰다는 얘기가 맞는 듯..
참외 순치는 시기를 놓쳤더니만 덩굴이 서로 뒤엉켜 암꽃은 달리지 않아서 모든 순을 자른 후부터 암꽃도 달린다.
모임 카페에서 나눔 받은 왕오이(아삭이오이) 씨앗, 사진의 크기는 일반 오이 맛이고 수확이 조금 지난 것은 무침으로 만들면 쫄깃한 식감도 좋고 맛도 좋다.
작년엔 고라니들이 땅바닥에 뒹구는 단호박을 먹거나 또는 잇빨자국 내 놓아서 올핸 호박류들은 소나무로 유인했다.
'금화규'.. 콜라겐이 다량 함유되어 화장수나 잎차로 이용하면 좋다고 해서... 텃밭에 도착하면 맨 먼저 금화규 꽃을 채취한다.  약간 달콤한 향이 나서 그런지 개미들이 꽃에 자주 나타난다.
프렌치메리골드
작두콩
첨 심은 녹두. 포트에 모종 만들어 식재
오일장에서 종근 사다가 첨 심어 본 초석잠
젤리토마토. 일반 방울토마토와 달리 과피가 부드럽고 엷어 벌레들이 구멍을 낸다. 맛은 더 달다.
어금니동부콩. 진딧물 일당을 조기에 발견하여 몇 년만에 진딧물 약을 사용해봤다.
자두나무.
자두나무 3 그루 중 2 그루는 베어버리고 작년에 사과나무와 바이오체리나무 가지를 접목했는데 사과나무는 실패하고 바이오체리나무는 열매를 맺었으나 열매가 터져버렸다.

.................................................. 아래 사진들은 6월 하순경 담은 것들..

개복숭아 엑기스 만들려고 일찍 수확하다가 발견한 풀잠자리 알.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바이오체리
사과. 텃밭에 딱 1그루 사과나무가 있지만 갈색날개매미충, 선녀벌레가 득실거려 7년동안 예쁜 사과꽃 보는 것으로 만족하다가 농약 쳐서 가을에 사과도 수확해 볼까 생각나서 농업기술센터에 들러 담당자와 상담해봤다. 담당자가 나에게 몇 평에 몇 그루 가꾸냐고 묻자 나는 1그루라고 했더니...담당자가 '사과 병해충 방제력'이란 A4 종이 2배 크기의 달력을 주면서 1년에 적어도 12번 이상은 쳐야하니 배 보다 배꼽이 더 커져 감당이 안되니 그냥 놔두세요 라고 한다. 인간계와 마찬가지로 식물계의 달콤한 과실들에겐 각종 찐드기가 꼬인다.
앵두
고추
수세미
매실

.................................................. 아래 사진들은 4/18

개복숭아
매실
복숭아
앵두
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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